• 최종편집 2024-03-28(목)
  • 전체메뉴보기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떡 박물관은 윤숙자(60) 관장이 지난 2002년 1월 개관한 곳이다. 개관당시에는 떡 부엌살림박물관으로 문을 열었지만 최근에 떡 박물관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다. 

이곳의 전시품들은 윤 관장이 지난 20여 년간 배화여대 전통조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틈틈이 수집해 온 부엌살림, 떡 문화와 관련한 소장품 2000여 점 중 특별히 선별된 생활유물로 2천 년 전부터 21세기 현재까지의 떡 문화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가득하다. 잊혀져가는 부엌살림과 우리의 밥상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윤 관장으로부터 떡 박물관의 특징과 주요사업 그리고 올해 목표 등에 대해서 들어 보았다. 


2343.jpg
 
3456.jpg
 

관장실에 들어서자 고운 한복을 입은 윤 관장이 단아한 모습으로 맞아 주었다. 정갈한 그의 자세에서 전통의 아름다움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11시부터 어린이와 함께하는 궁중음식이야기 행사를 준비하느라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윤숙자 관장.jpg▲ 떡박물관 윤숙자 관장
 
                                                                                                                                                         

 떡 박물관의 설립목적과 앞으로의 운영 방향은?  

생에 걸쳐 궁중음식을 연구하고 후학들에게 우리 전통음식을 전수하는 일을 해오면서 그 동안 관심을 갖고 모아온 부엌살림들을 1999년 백상기념관에서 ‘이야기가 있는 옛 부엌살림전’이라는 작은 움직임의 시작으로 떡 박물관을 설립했다.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롭고 슬기로웠던 삶의 흔적을 통해 추억과 향수의 공간으로,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잊혀져가는 전통식문화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체험공간이자 산교육의 장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전통음식과 떡은 우리가 지키고 이어가야 할 아름답고 소중한 문화다. 때문에 박물관 전시를 통한 교육뿐 아니라 “찾아가는 떡 박물관”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전통식문화의 맥을 이어가고자 한다. 이러한 교육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의 지혜로움과 떡을 비롯한 한국전통음식의 우수성을 경험하여 이를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떡 박물관에서 마련한 체험 프로그램은 일반 떡 만들기 체험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박물관의 떡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은 전문성을 갖춘 어린이 떡 지도사들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강의를 함으로서 단순히 떡을 만드는 체험이 아니라 떡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는 이론교육과 함께 전통 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체험 전 후, 해설사의 해설이 곁들인 떡 박물관을 관람함으로서 책에서나 접했던 유물들과 다양한 종류의 떡들을 직접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 떡 만들기 체험과 다른 점이다.   


떡 박물관에서 꼭 보고 가야 할 것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전시품과 이유는?)
떡 박물관에서 느껴지는 것만큼 다양한 종류의 떡을 꼭 보고 가야한다. 그동안 떡 이라고 하면 흔히, 명절에만 먹는 음식, 고물이 많이 떨어지고 큰 음식으로 인식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떡의 종류를 가래떡, 인절미, 백설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떡은 그 종류가 200여 가지가 넘는다. 떡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떡과 계절별로 먹었던 떡의 종류와 그 의미를 알고 가야하며, 떡의 종류가 많게 된 이유, 옛날 마당에 전시되어 있는 떡을 만드는데 쓰였던 도구들, 통과의례 상차림 등에 대해 전문 큐레이터가 상세한 설명과 안내를 하고 있다. 


떡 박물관의 프로그램과 시스템은?
떡 박물관은 100여 가지의 유물과 200여 가지의 음식, 떡 모형을 전시하며, 전통유물과 전통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눈으로 전시물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떡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떡 만들기 체험학습과 외국인 대상의 떡, 김치, 전통음식 체험강좌, 학교 현장으로 찾아가는 체험강좌인 ‘찾아가는 떡 박물관’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떡 박물관 관람을 해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방학마다 전통 식문화 체험 특강을 개설하여 평소 20명 이상이어야 참여가 가능했던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개별신청자들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떡 박물관의 특징과 보완점은?
떡 박물관은 2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떡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실물모형과 함께 제공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떡 전문 박물관이다. 뿐만 아니라 고증을 거친 일생통과의례의 상차림이 차려져 있어 학생들에게 전통의례 문화에 대한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우리에게 떡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떡은 농경과 더불어 시작된 전통음식으로 단순한 먹거리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많은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떡에는 조상들의 삶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고, 색상과 모양을 통해서 뛰어난 미적 감각을 찾아 볼 수 있다. 흔히,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 하여 얼핏 색채감각에서 무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식생활에 있어서 얼마나 곱고 다양한 색상을 연출하여 멋을 내며 살았는지 떡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우리 전통 떡은 자연의 온갖 재료를 여러 가지 색을 이용하여 떡을 만들었다. 우리 전통 떡의 인절미를 보면 한 종류의 떡에 다양한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란 콩고물을 입히기도 했고, 하얀 거피팥, 푸른 콩고물, 검은 흑임자를 입히기도 했다. 속은 다 같은 재료이지만 겉은 다르게 멋을 내어 단순히 먹는 다는 의미 외에도 색상을 음미하며 즐기는 여유를 보여준다. 

 또 다른 떡의 미학은 그 모양에 있다. 떡을 만드는 사람은 사물의 다양한 형태를 요술처럼 떡으로 빚어냈다. 고치 떡, 석류병, 절편, 주악, 구름 떡 등 다양한 종류의 떡이 만들어 졌고, 떡 하나마다 마음을 담았다. 고치 떡은 누에고치 모양으로 만든 떡으로 떡을 만드는 사람은 누에고치 모양으로 만들면서 이 떡 속에 누에가 집을 잘 짓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또 떡의 이름에서도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떡의 모양새를 짐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름을 붙이는 멋을 부렸다. 무지개떡은 색이 무지개 같다고 해서 무지개떡이요. 구름 떡은 구름이 흩어져 있는 모양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람 떡은 떡 속에 바람이 잔뜩 들게 하였다가 한 입 깨물면 바람이 새어 나가도록 만들어서 ‘바람 떡’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떡 박물관 관람 시 주의할 점은?
박물관에는 전통 유물을 비롯한 음식 모형, 종이인형 작가의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전시물들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므로 무단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전시된 유물과 전시물을 만지는 것은 곤란하며, 음식물반입은 금지되어 있다.   


윤숙자 관장의 즐거운 우리 떡 해설


박물관 운영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처음 박물관을 개관할 때에는 우리 음식문화의 뿌리를 찾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사립박물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생각보다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최소의 금액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는데, 가끔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립박물관과 비교하시는 분들이 있다. 입장료를 비롯한 대부분의 체험관련 문의들이다. 우리나라에 사립박물관은 모두 재정적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가적인 지원과 보조를 받는다면 조금 더 가깝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전국 떡집에 아름답고 맛있는 떡 노하우 전수   
한국정통음식연구소 소장으로 전 세계에 한국전통음식을 소개하고 우리의 맛을 전파하고 있는 문화외교관으로 윤 관장은 떡박물관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두었을까? 
 

“김치와 인삼은 이미 외국에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알려졌어요. 그래서 후속음식이 필요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의 전통 떡이야말로 경쟁력 있는 음식이더라구요. 약 6개월 정도 떡이 상하지 않도록 밀봉된 상태로 만들어서 해외에 홍보를 했더니 많은 외국인들이 좋아하더군요.” 


떡을 홍보할 때 처음으로 봉착했던 난관은 크기였다. 윤 관장은 외국인들이 떡을 먹으면서 떡고물이 떨어지자 화들짝 놀라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한 입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줄였다. 그리고 호박, 흑임자, 쑥, 녹차, 뽕잎, 오미자, 딸기, 머루, 달래, 포도 등을 이용해 천연색을 내서 떡을 만들었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빛깔의 떡이 식욕을 돋우는 것은 동서를 막론하고 똑같았다.  

“떡을 작고 아름답게 그리고 맛있게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와 시도를 했습니다. 그 결과 국내의 기존 떡집에서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왔어요. 지난해만 약 100여명이 이 곳 떡 박물관에서 교육을 받고 노하우를 전수 받았습니다.”


3234.jpg
 

해외 한식문화 고품격화 사업 추진
우리의 전통음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윤 관장의 작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부와 함께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을 시리즈로 만들었다.   

“국내 최초로 우리음식을 세계 개량단위에 맞게 표준화 시킨 책입니다.  1권이 지난 2010년 12월 나왔어요. 현재 5개 국어(영어, 독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로 번역되었습니다.”

 한편 윤 관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해외 한식문화 고품격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한식당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데 저는 서비스와 인테리어 그리고 음식의 맛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고 지도하는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윤 관장은 또 지난 2011년 8월 호치민을 시작으로 10월에는 벨기에의 코리안푸드페스티벌에 참가해 한국음식 300선을 내 놓았다. 

(관람시간-오전 10시~오후 5시(일ㆍ공휴일 정오 개관, 설날ㆍ추석 휴관)  관람요금 성인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문의전화 02-741-5411. 홈페이지www.tkmuseum.or.kr)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떡 박물관-한식문화 외교관 자처하는 윤숙자 관장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