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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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임금체불이나 산업재해, 부당해고 또는 징계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대기업조차도 위와 같은 문제를 놓고 노·사간의 입장차가 커서 대규모 시위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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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섭 노무법인 KOREAIN 대표) 

그런데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5인 이하 개인 사업장의 경우 직원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이렇게 노·사간 갈등이나 문제로 인해서 법적 다툼을 벌일 때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노무사는 바로 노동법의 전문가로서 직장인의 부당한 처우를 공명정대하게 판정 받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기섭 노무사(노무법인 KOREAIN 대표)를 통해 직업으로서 노무사의 매력과 보람 그리고 개인적인 꿈과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공인노무사가 하는 일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개별 근로자에 대한 부당해고·징계·전직·감봉 등) 대리업무, 산업재해 신청 대리업무, 임금체불 진정 및 대리업무, 체당금 신청 및 대리업무 등을 의뢰 받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 대표는 노무사의 역할에 대해서 한마디로 개인 또는 회사의 노동법전문가라고 말한다.

이 대표의 어릴적 꿈은 판검사였다고 한다.

 

제 초등학생 때 생활기록부 꿈은 판검사였습니다. 전주고등학교를 입학하여 이과를 선택했다가 어릴적 꿈이 떠올라 서울에서 재수(再修)하면서 과를 변경하여 법대를 입학했습니다. 이후 사법고시에 도전했으나 고배(苦杯)를 들고 낙오자처럼 느껴졌던 차에, 대기업 법무팀 선배님께서 노동법에 관해서는 노무사가 전문가라고 추천해 주셨습니다. 어릴적 법률전문가가 되어 사람들의 다툼을 공명정대하게 판정해 주고 싶었던 꿈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은 설레임이 들었습니다.”

 

이 대표는 노무사가 된 동기에 대해 말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판검사 대신 노무사가 된 게 만족스럽고 보람있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를 묻자 이 대표는 웃으면서 덤덤히 자신의 경험담을 소환해주었다.

 

어릴적 꿈과 노무사가 된 동기의 연장선으로서 노무사로서 보람은 노동사건을 공명정대하게 판정받아 사업주나 근로자가 억울함을 해소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이나 처분을 받는 것입니다.

 

첫 사건은 연장, 야간, 휴일근무 시간외수당 청구였습니다. 방대한 자료의 정리로 한달간 하루도 못쉬고, 사업주의 협박과 욕설을 견디며, 고용노동부의 담당자가 세 번이나 변경됐었습니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에서는 불인정 취지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청에 주말에도 출근해서 소명한 끝에 2천여만원의 시간외수당과 사업주 형사처벌을 이끌어 냈습니다.

 

가장 보람됐던 사건은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2년뒤 계약만료로 퇴사한 근로자분의 부당해고를 구제해 드린 사건입니다. 기간제 계약기간 2년을 초과한 법위반 부분을 밝히려 회사의 과거 채용이력과 교육일정 및 내용을 전부 조사하였고, 결국 근무기간을 추가로 인정받아 부당해고 판정을 이끌어 냈습니다. 의뢰인은 세자녀와 아파서 누워있는 남편을 뒷바라지 해야했던 여성 가장이셨는데, 한가정의 생계를 유지시켜드렸다는 보람있는 사건이었습니다.

 

 

반면,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회사 사업주의 입장에서도 근로자들의 월급,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가족들과 도피 생활하는 경우 고용노동부에서 체불임금을 해결 해 줌으로써 근로자들이 사업주의 형사처벌을 면하게 도와주는 간접적 역할도 합니다.

 

2019716일부터는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관련으로 조사위원, 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조사하면서 피해자의 아픔과 더불어 가해자가 그렇게 행위한 원인까지 파악하고 도움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해자 또한 다른 누군가에 의한 피해자인 경우도 있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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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법인 KOREAIN 직원들 단체 사진

 

이 대표는 노동자와 사업자 양쪽의 입장을 경청하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대표집무실 창틀에 세워져 있는 수십 종의 상장과 감사장 그리고 위촉장 등이 눈에 들어와서 이 대표에게 물어봤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노사의 대립적인 관계를 벗어나 협력적 노사관계의 형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갈등해결센터 갈등조정전문가 5(회장) 수료 및 갈등관리사1급 자격을 취득했고, 한국공인노무사회 노사협의회 컨설턴트 1(회장) 수료해 삼성인재개발원에서 노사협상 강의 및 코칭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한 노사전문가과정 1기에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님, 중앙노동위 위원장님 등과 더불어 강사로 활동했습니다.”

 

이 대표에게 직업으로서 노무사에 점수를 준다면 몇점을 주고 싶은지 물어봤다.

최근에는 법무법인의 고용노동부 점검대응 컨설팅 및 노동법 자문이 증가하고 있는데, 노동법에있어 법률이나 실무적인 부분에서는 노무사가 최고 전문자격사임을 자부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의 작성, 연차휴가, 취업규칙, 법정의무교육, 급여대장, 고용지원금, 4대보험 신고 및 보험료등을 적법하게 관리하고 비용절감도 해줌으로써 노동부 점검 이후에도 지속적인 법률자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노무사로서의 보람과 노동법률전문가로서의 점수는 업무를 지속할수록 , 시대가 변화되면서 더욱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합격시점의 기쁨을 100점 기준으로 한다면 현재는 200, 향후는 500, 1000점이 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됩니다.”

 

노무사는 노사 양쪽의 입장에 서야 하기 때문에 포청천과 같은 공명정대한 판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 누구보다 냉정한 판단과 직관력이 필요해 보였다. 과연 어떤 성격이 노무사에 맞을까 궁금했다.

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 대리하는 노동사건은 법적다툼 이외에도 당사자간 몇 개월 혹은 몇 년 동안 쌓여있는 감정의 문제가 더 큽니다. 고용노동부 출석조사에서도 당사자간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고 법정처럼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담당 공무원인 감독관님들도 고충이 많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노무사의 성격은 남의 말을 잘 경청하는 인내력과 많은 내용을 조절하고 정리하는 꼼꼼함, 의뢰인의 정당한 보상과 상대방의 합의점을 찾는 협상력, 금전보상 뿐 아니라 다양한 합의방법을 찾는 창의성, 양당사자 사이에서 상처받은 감정을 추슬러주는 따듯함도 필요합니다.”

 

서울과 경기 뿐 아니라 충청도와 전라도, 부산까지 의뢰가 들어오면 출장을 나갈 정도로 바빠서 자기 개발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는데 추측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자기개발을 위해 가정에서, 회사에서, 사회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었다.

 

체력적으로는 헬스를 20여년간 해왔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2년가까이 못가고 있어서 홈트레이닝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독서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사업의 철학, 돈보다 운을 벌어라, 모티베이터 등 삶과 사업에 동기를 부여하고 올바른 행동양식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사업모임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여러 대표님들에게도 인생과 사업의 경험에 대해 듣고 있습니다.”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의 이 대표에게 인생의 멘토가 있다면 누구인지 물어봤을 때 이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부모님이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과유불급을 실천하신 분입니다. 몇십년을 항상 새벽에 기상하셔서 서면업무를 보시고 출근하셨습니다. 저에게도 입버릇처럼 늘 자신의 주제를 알고 넘치게 행동하지 마라고 당부하셨고 어머니는 아버지 내조를 잘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돌아가신 후 주위사람들이 어머니에게 아버지 칭잔과 함께 잘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자라는 동안 부모님의 한결같은 모습을 보았고 그것이 제 몸에 그대로 스며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은 부모님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여행을 갈 정도로 여행마니아인 이 대표도 코로나19로 나가지 못해 힘들었다고 한다. 이제는 위드코로나 시대로 상황이 바뀌었고 세계의 빗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와 새해 가고 싶은 곳을 물어봤다.

 

이 대표는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보라카이이고 새해 가고 싶은 곳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입니다고 말한다

 

이유를 묻자

 

보라카이는 어학연수로 다녀왔고, 그 후로도 4번을 더 다녀올 정도로 고향같은 곳입니다. 보라카이 화이트비치는 수심이 얕아서 아이들도 마음놓고 수영할 수 있는 안전하고 아름다운 해변이 입니다. 작은 섬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가이드도 하고 그럽니다. 이탈리아는 로마유적과 유물이 많아서 아내가 좋아하고 스페인은 가우디의 건축물과 투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 그림을 그렸다는 이 대표는 자신의 꿈을 위해 재수를 거쳐 서울 동국대 법대에 입학해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그러다 노무사로 방향을 전환해 지금까지 노동법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외연의 확대와 내면의 깊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도 능력의 범위에서 좀 더 확장하고 싶고, 노사협의회 활성화 강의를 통한 협력적 노사관계전파로 기업의 경쟁력 및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또한 직장내괴롭힘방지 강의 및 조사등 확산으로 행복한 일터 만들기 등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기존의 교육과 강의로 얻어온 제 경험을 더욱 발전시켜서 노사관계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이 대표와의 인터뷰는 글쓰기와 그림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글쓰기와 그림은 제 마음속에 꿈으로 남아있습니다. 은퇴 후에는 자전적인 글과 이를 담아내는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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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동법의 전문가로 꿈 이룬 이기섭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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