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 전체메뉴보기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가수 이효리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제주 애월읍. 그 중 바다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곽지해수욕장(곽지과물해변)은 애월에 가면 꼭 들려야 할 곳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 제주 흙돼지와 제주김밥과 국수 등 제주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입맛을 돋운다.

이렇게 12일 코스로 여유있게 제주 애월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숙소 또한 중요하다. 요즘에는 서울 등 타지에서 제주까지 내려와 숙박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돈으로 아무리 멋진 건물을 지어도 정만큼은 만들 수가 없다.

제주 토박이가 짓고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와 육지 사람이 운영하는 숙소는 그래서 차이가 난다.

 

54545.png
팀버하우스 전면 (홈페이지 캡처)

 

복층.png
팀버하우스 복층 (홈페이지 캡처)

 

곽지해수욕장이 바로 앞에 보이는 팀버하우스는 제주 토박이 부부가 짓고 운영하는 진또배기 제주 게스트하우스다.

 

김유숙 대표가 말하는 제주와 애월읍 그리고 팀버하우스의 매력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제주여행 하는데 참고가 되면 좋겠다. (편집자주)

 

팀버1.jpg
곽지해수욕장 풍경 (사진=최치선 기자)

 

지난 101일 취재를 위해 2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 황금연휴 기간이라 숙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숙소 앱을 통해 검색해보니 마침 팀버하우스에 객실 하나가 나와 바로 예약을 했다.

제주 국제공항에서 렌트카로 약 20분을 달리니 곽지과물해변이 나오고 근처에 팀버하우스 민박 게스트하우스 간판이 보였다.

 

늦은 시간에 도착했는데도 주인장이 반갑게 맞아주어서 쌓였던 피로가 금새 풀렸다.

짐정리를 간단히 하고 주인장에게 숙소 근처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몇 개를 소개해 준다.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동네마실 나가듯 최대한 천천히 걸어서 식당으로 갔다. 그렇게 걷는 동안 제주의 밤공기와 밤하늘 그리고 곽지해수욕장에서 불어오는 약간 비릿한 해풍까지 느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팀버3.jpg
곽지해수욕장에는 서핑할 수 있는 보드들이 준비되어 있다. (사진-최치선 기자)

 

팀버6.jpg
곽지노천탕

 

한라산 소주에 흑돼지 1인분과 김치찌개를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곽지과물해변을 보러 갔다. 걸어서 10분정도 걸리는데 식사 후 더부룩한 배를 소화시키기엔 그만이다.

가을 밤에 보는 곽지해수욕장의 풍경은 파도소리와 수평선에 일렬 횡대로 선 오징어 채낚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집어등 불빛, 그리고 밤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는 달과 별이 하나의 아름다운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한다.

이곳에는 꼭 누구와 함께 오지 않아도 심심하지 않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밤바다의 분위기만으로도 혼자서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002.jpg
팀버하우스는 곽지해수욕장 입구에서 50M 떨어져 있다.

 

팀버7.jpg
팀버하우스 전경 (사진=최치선 기자)

 

팀버하우스는 곽지해수욕장에서 느린 걸음으로 5분정도 거리다. 김유숙 대표는 제주 토박이로 제주 남자와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몇 년전 설계사 남편을 설득해서 지금의 팀버하우스를 짓고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김 대표로부터 들은 팀버하우스와 애월읍의 명소를 소개한다.

팀버하우스는 남편이 직접 설계하고 제가 머릿속에 있는 인테리어를 밖으로 끄집어내서 만들었어요. 팀버하우스는 집을 떠난 여행자에게 내 집처럼 편하고 안정감이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칼라나 배치를 과하지 않게 평범한 것으로 했어요. 전자제품이나 침구류도 편하고 모던한 것으로 사용했구요.”

김 대표의 말을 듣고보니 처음 이 곳에 들어 왔을 때 낯설지 않음이 이해가 되었다.

호텔이나 모텔, 리조트 등에서는 느낄 수 없는 친숙함과 편안함이었다. 그것은 마치 긴 여행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받는 안정감이다.

김 대표는 주부에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로 변신한 이유를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평범한 가정주부로서 역할도 보람있고 좋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을 보며 나도 더 나이들기 전에 뭔가를 하고 싶었어요. 남편과 상의해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된 것이죠.

팀버하우스는 그냥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제주를 찾아온 여행자들이 새로운 여행을 준비하고 계획하는데 필요한 휴식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에너지가 있어야 계획한 여행을 무사히 할수 있으니까요. 저는 팀버하우스에서 편하게 쉬면서 충분히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다음 여행을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11018_072309 (1).jpg
곽지해수욕장 풍경 (사진=최치선 기자)

 

김유숙 대표와의 짧은 인터뷰를 마무리 하는데 문이 열리면서 엄마를 찾아 온 9살 여자 아이가 있었다. 김 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아이를 안아주었다.

얘는 제가 9년 전에 입양한 아이입니다. 우리집 복덩이에 귀염둥이죠. 나보다 우리 막내 아들이 업어서 키웠어요. 우리집에서 이 아이는 보물같은 존재입니다.”

아이는 나를 보며 약간 수줍은 표정으로 김 대표의 품을 파고 들었다.

순간 장애가 있지만 너무나 밝고 맑은 천사같은 아이의 모습을 보느라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집의 주인을 보면 집의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팀버하우스는 김 대표의 건강하고 이타적인 마음이 그대로 스며있었다. 그래서 값비싼 호화가구들로 채워진 5성급 호텔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나를 감쌌던 것이다. 덕분에 나는 불면증으로 고생했던 시간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단잠을 잘 수 있었다  

 

BEST 뉴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제주] “팀버하우스에 오시면 제주 바다와 하늘 그리고 단잠을 덤으로 드립니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