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산림청이 주관하고 트래블아이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대한민국 화첩산행 100]의 네 번째 산은 지리산이다. 지금부터 성삼재에서 출발하는 32.5km 종주코스를 소개한다.
▲ 지리산 삼도봉 가는 능선에서 바라본 풍경(사진=최치선 기자)
[정상 : 천왕봉 1915m]
[지리산 6개 주요코스]
1. 전남 구례에서 화엄사를 통하여 오르는 코스
2. 전북 남원에서 반선 뱀사골을 통하여 오르는 코스
3. 경남 함양에서 마천면을 통해 오르는 코스
4. 경남 산청에서 법계사, 대원사를 통해 오르는 코스
5. 경남 하동에서 쌍계사를 통해 오르는 코스
6.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거쳐 주능선을 따라 천왕봉까지 오르고 중산리로 내려오는 코스
[지리산 개요]
대한민국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은 1967년 12월 29일에 지정됐다. 행정구역 상 3도 1시 4군 14면(경상남도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과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산이다. 백두대간애서 보면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산이 차지하는 총면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47만1758 km²(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이며, 둘레는 320km에 달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지리산은 예로부터 민족의 영산으로 알려졌다. 지리산의 산자락에는 화엄사, 연곡사, 구례 천은사, 쌍계사, 실상사, 대원사, 칠불사, 벽송사와 같은 이름난 고찰이 많고 근·현대 문화재도 많이 남아 있는 중요한 산이다.
또 지리산에는 대략 1500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대한민국에서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도 있다.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되고 있는 가시오갈피나무, 깽깽이풀, 기생꽃, 세뿔투구꽃, 자주솜대, 천마, 히어리 등이 있다. 식물 외에도 지리산에는 야생동물들이 많다. 서식에 알맞은 울창한 수림과 먹이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학계에 조사, 보고된 지리산 서식동물은 포유류가 15과 41종, 조류가 39과 165종, 곤충류가 215종 등 총 421종이다. 맷돼지, 담비, 다람쥐 외에 청솔모, 수달, 곰 등 멸종위기동물도 있다. 특히, 1998년부터 반달곰을 방사해서 현재 곰의 개체수는 60마리가 넘었다고 한다.
지리산에는 전국 3대 계곡 중 하나인 칠선계곡 외에 유명한 계곡들이 많다. 한신계곡, 뱀사골, 피아골, 한수골, 도장골, 목동골, 대성골 등의 계곡이 지리산에 안겨 있다. 이 계곡들의 물이 각각 남북으로 흘러 낙동강의 지류인 남강이 되어 함양과 산청으로 흐르고, 또 하나는 마이산에서 흘러온 물을 만나 섬진강이 된다.
[지리산 종주 산행기]
새벽 3시. 섬삼재 주차장에 내리니 하늘엔 별들이 가득하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밤하늘의 별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산길을 밝히기 위해 헤드랜턴을 찾아서 머리에 부착하고 한 손에는 작은 손전등을 들고 산행을 시작했다.
여기서 노고단까지는 길이 좋아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이 시간에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제법 많은 편이다. 전국 산악회에서 몰려오기 때문에 그렇다.
32.5Km 종주코스는 대학 때도 2박3일 동안 걷고 걸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런데 무박이지만 거의 하루 만에 같은 코스를 종주하는 게 가능할까? 약간 염려가 되었다.
등산객 대부분이 50대 중년층이 많아 보인다. 그 중에는 60대 이상 되는 분도 있는 것 같다.
앞서 힘차게 걸어가는 그분들을 보면서 나 역시 비록 몸은 예전 같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으면 정상 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스스로 용기를 불어 넣었다.
노고단까지 오르면서 자동차의 소음대신 우렁찬 계곡 물소리와 크고 청아한 새소리를 들으니 답답했던 가슴이 뚫리면서 시원해졌다.
노고단...지리산 종주의 시작점이자 3대 주봉
약 40분 정도 걷자 노고단 임을 알려주는 안내 전광판이 나타났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도로가 닦여 있어 굳이 산길을 걷지 않아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노고단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의 3대 주봉으로 꼽힌다. 지리산 종주의 시작점이며 북쪽으로 심원계곡을 남쪽으로 화엄사 계곡과 문수 계곡, 피아골 계곡에 물을 보태는 큰 봉우리이다.
노고단은 또 신라시대 시조 박혁거세의 어머니 선도성모(仙桃聖母)를 지리산 산신으로 받들고 나라의수호신으로서 모셔 매년 봄과 가을에 제사를 올리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사는 선도성모(仙桃聖母)의 사당인 남악사(南岳祠)를 세워 올렸는데 지금은 화엄사 앞으로 옮겨 구례 군민들이 해마다 곡우절을 기해 산신제를 올리는 곳으로 이용되고 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주능선을 따라 바쁘게 걸었다. 반야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서둘러야 했다.
지리산에서 반야봉은 1915미터의 천황봉, 1875미터의 중봉, 1806미터의 제석봉, 1781미터의 하봉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봉우리에 속한다.
이렇게 지리산의 준봉들은 32.5km의 주능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산행은 성삼재-노고단-임걸령-반야봉-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벽소령-덕평봉-세석평전-연하봉-장터목-제석봉-통천문-천왕봉(백무봉-마천 또는 천왕봉에서 대원사-평촌을 거치거나 법계사-중산리)코스이다.
반야봉...지리산 10경 중 하나인 낙조와 마고할미의 전설
이곳은 옛날에 의적이나 도적들의 은거지였던 곳으로 유명하며 특히 의적 임걸의 본거지였다하여 임걸령이라 불리게 되었다. 또 샘터에서 피아골 쪽 암벽 밑에 막터가 있는데 이것을 ‘황호랑이 막터’라고 부른다. 하지만 노루목에서 반야봉까지는 제법 가파르고 오르막이 계속되기 때문에 난이도가 있다.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반야봉으로 가지말고 삼도봉을 지나 능선을 타고 토끼봉을 향해 가는 게 좋다.
나는 반야봉에서 일출이 보고 싶어서 욕심을 부렸다. 그 때문이었을까. 반야봉 정상을 1km앞두고 그만 다리가 풀리면서 발이 꼬였다. 순간 내 몸은 옆으로 쏠리면서 넘어지고 있었다. 다행히 한 쪽 손으로 바닥을 짚고 균형을 잡았다.
반야봉 표지석을 눈 앞에 두고 해가 뜬 것이다. 그래도 일출 사진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카메라를 꺼내 태양을 향해 초점을 맞췄다.
해발 1732m로 지리산 3대 주봉 중 하나인 반야봉은 지리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봉우리이다. 천왕봉과 노고단, 만복대 등 지리산의 중심에 있어 지리산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맑은 날이면 무등산과 덕유산까지 보이고,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落照)는 지리산 10경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 곳 반야봉에는 지리산 산신 중 여신인 천왕봉의 마고할미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그 여신은 선도성모 또는 마고할미, 노고할미라 불리는데 바로 천신의 딸이다. 그 천신의 딸인 마고할미는 지리산에서 불도를 닦고 있던 도사 반야를 만나 결혼해 천왕봉에서 살았으며 그들은 딸만 8명을 낳았다. 그러던 중 반야는 더 많은 깨우침을 얻기 위해 가족들과 떨어져 반야봉으로 떠났고 마고할미가 백발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마고할미는 반야봉에서 깨우침을 얻기 위해 외로이 수도하는 남편 반야를 그리며 나무껍질을 벗겨 남편이 입을 옷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고할미는 딸들을 한명씩 전국 팔도에 내려 보내고 홀로 남편을 기다렸다. 하지만 기다림에 지친 마고할미는 끝내 남편 반야를 위해 만들었던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린 뒤 숨지고 만다. 갈기갈기 찢겨진 옷이 바람에 날리며 반야봉으로 날아가 반야봉의 풍란이 되었다. 후세 사람들은 반야가 불도를 닦던 봉우리를 반야봉이라 불렀고 그의 딸들은 팔도 무당의 시조가 되었다.
토끼봉...우아하고 정돈된 아름다움을 가진 초원
삼도봉에서 게속 능선을 따라가면 토끼봉이 나온다. 토끼봉은 1537m로 높지만 정상이 밋밋한 초원지대와 구상나무 상록수림지대로 정연하게 구분이 되어 있어 마치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처럼 우아하고 정돈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서쪽으로는 반야봉의 웅장한 모습과 북쪽의 뱀사골, 동남쪽으로는 화개골의 경관을 볼 수 있다. 정상부 초원에 지보초(식용 산채류)가 군생하고 있어 ‘지보등’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화개골로 내려가면 칠불사에 이른다. 토끼봉에서 다시 천왕봉을 향해 능선을 따라가면 명선봉(1586m) 북쪽 중간에 위치한 연하천 대피소가 나온다.
연하천...구름 속에 흐르는 개울물
내리막과 오르막을 번갈아 가며 걷다 보면 해발 1480m에 위치한 연하천 대피소가 나온다. 연하천은 명선봉의 북쪽 중간에 위치한 높은 고산지대로 숲속을 누비벼 흐르는 개울의 물줄기가 마치 구름속에서 흐르고 있는 것 같아서 연하천이라 불리게 되었다.
연하천에서 오른쪽으로 약 2km 지점의 삼각고지는 해발 1470m의 돌출봉으로 이곳에서는 좌우로 탁트인 백무동 계곡과 화개골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서 좌측 북쪽 능선으로 내려가면 영원재와 삼정산을 거쳐 실상사로 내려갈 수 있으며 삼각고지에서 다시 종주능선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길목 왼쪽 능선 위에 형제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언 듯 보기에 한개의 큰 석상으로 보이나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두개의 석상이다.
이 형제바위에 얽혀 전설이 있다. 지리산에서 두 형제가 수도를 하고 있을 때 이들에 반한 지리산 요정이 두 형제를 유혹하였으나 형제는 유혹을 물리치고 득도하였다. 그러나 성불한 후에도 집요한 지리산 요정의 유혹을 경계해 형제가 서로 등을 맞대고 너무 오랫동안 부동자세로 서 있었기 때문에 그만 몸이 굳어 그대로 두개의 석불이 되었다는 것이다.
벽소령...지리산 달빛으로 유명한 허리 부분
형제봉을 지나서 벽소령 대피소까지는 1.5km로 비교적 쉬운 길이다. 벽소령은 광대한 지리산 중심부의 허리처럼 잘록한 고개로 고도가 가장 낮은 1350m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지리산 종주등반코스로서 그 중심부에 위치하며 화개에서 마천까지 38km의 지리산 중앙부, 남쪽과 북쪽을 연결하는 횡단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특히 벽소령 달빛은 지리산 10경 중 하나로 꼽힐만큼 유명하다. 벽소령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높고 푸른 산들이 겹겹이 쌓여 깊은 밤이면 푸른 숲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너무나 희고 맑아 신비롭다고 한다. 밤에 도착한 등산객은 벽소령대피소에서 숙박을 하며 달빛을 감상해 보자.
선비샘..일년 내내 마르지 않는 샘터
벽소령을 지나 약 1시간 산행을 하면 1년 내내 마르지 않는 샘터가 나온다. 바로 선비샘이다. 덕평봉 남쪽 상덕평 능선 해발 1500m에 있다. 주위가 평탄하고 넓어서 쉬어가기에도 좋다. 이 샘을 선비샘이라 부르는 데는 한 화전민의 서글픈 사연이 깃들어 있다.
선비샘의 전설 옛날 덕평 마을에 이씨노인이 살고 있었다. 노인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화전민의 자식으로 가난에 쪼들리며 평생을 살았다. 배우지 못하여 무식한데다 몹시 추하게 생겨 주위 사람들로부터 천대를 받았는데 노인은 한번만이라도 남에게서 사람다운 대접, 선비 대접을 받으며 살아보고 싶었다. 그러나 살아생전 소원을 이루지 못한 그는 마지막 유언으로 상덕평 샘터 위에 묻어 달라고 부탁했고 효성이 지극한 두 아들은 아버지의 유해를 샘터 위에 매장했다.
그로부터 매년 지리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샘에서 물을 마실 때면 반드시 노인의 무덤 앞에 인사를 하게 되니 생전에 그렇게 받고 싶었던 선비 대접을 무덤속에서나마 받게 되었다. 후일 동네사람들은 생전에 불우했던 이씨 노인을 위로하기 위해 이 샘을 선비샘으로 부르게 되었다.
세석평전...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고 높은 고원
선비샘에서 덕평봉(1521m)을 지나 칠선봉(1558m)과 영신봉(1651m)을 넘으면 세석평전 대피소가 나온다. 세석평전은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고 하여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고 높은 고원으로서 그 주위가 12km에 달한다. 최고봉인 촛대봉(1703m)에서 서남방향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펼쳐지는 세석평전은 상, 중, 하로 식물군락이 나뉘어진다. 상층은 황량한 초원지대로서 지보초, 좁쌀풀, 산새풀 등 여러 종류의 초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중간층은 철쭉이 집단 서식하는 관목지대이며, 하층은 구상나무와 굴참나무 등 상록수와 활엽수가 혼유림을 이루고 있어 등고선별 식물 생태 분포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세석평전에서 남쪽으로 약 2km 지점에는 평지에서 돌출한 큰 바위 밑에서 솟는 크고 맑은 두 줄기의 석간수가 합쳐 자연 석정을 이루고 있는 샘터가 있다. 애를 못 낳는 남녀가 이 음양수를 마시고 산신령께 치성 기원을 드리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 때문에 지금도 이 음양수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나는 왼발 종아리도 풀어주고 간식을 먹으면서 약 30분 정도 휴식을 취했다. 햇빛이 좋아서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와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장터목...장을 열고 물물교환 한 곳
세석평전에서 다시 천왕봉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장터목 대피소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됐다.
중간에 촛대봉과 삼신봉, 연하봉(1667m)을 차례로 지난다. 이 일대는 원시림으로 바다를 이뤄 장관이다. 그 사이 사이에 수명을 다한 나무들이 서 있는 그대로 죽어 있다. 마치 풍장이라도 한 듯한 풍경이다. 이들 나무들은 살아서 300년 죽어서 300년이란 말처럼 죽은 뒤에도 오랫동안 썩지 않고 남아 있으면서 ‘연하봉의 고사목’이란 이름으로 특이한 경관을 만들어 지리산의 10경이 되었다.
장터목은 천왕봉의 자매봉인 제석봉의 남쪽능선 고갯마루를 일컫는다. 이곳에도 구전되는 이야기가 있다. 장터목은 1650m로 옛날 천왕봉 남쪽 기슭의 시천 주민과 북쪽 기슭의 마천주민들이 매년 봄과 가을에 이곳에 모여 장을 열고 서로의 생산품을 물물교환 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통천문...하늘과 통하는 문, 부정한 자는 출입 금지
장터목 고개에서 비탈길을 따라 오르면 제석봉이 나온다. 제석봉 정상은 한국전쟁 직후까지만 하더라도 수천 그루의 아름드리 구상나무 거목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었는데, 도벌꾼들의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울창했던 수림은 사라지고 황량한 초원으로 변해 지금은 고사목만이 등산객을 반기고 있다. 제석봉을 넘어가면 천왕봉을 지키며 하늘과 통한다는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이 있는데 이 문은 예부터 부정한 자는 출입을 하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다.
천왕봉...지리산 최고봉, 일출은 지리산 10경
표지석에는 앞면에 천왕봉 1915m가 써있고 뒷면에는 한국의 기상이 여기서 발원한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천왕봉은 지리산의 최고봉으로 해발 1915m의 거봉이다. 어머니 가슴처럼 넉넉하고 아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짙은 운무에 돌풍이 몰아 칠 때면 속인들의 분탕질에 분노하듯 준엄함을 보여준다. 동서남북 사방을 둘러보아도 거칠 것 하나 없는 천왕봉 정상에서의 전망은 장엄하기 이를 데 없다. 전설에 의하면 이성계가 임금이 되어 나라안의 명산 대천을 찾아다니며 사적의 보존을 기도했다. 그런데 오직 지리산의 산신만이 등을 돌리며 고려왕조를 뒤엎은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래서 이산을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귀향 보냈다고 한다. 그때만해도 이성계는 고려조의 훈요십조를 지어 전라도를 터부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천왕봉에서 구름바다 속을 헤치고 떠오르는 해돋이는 천지개벽을 보는 것 같은 천하의 장관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천왕봉 정상은 언제나 구름에 쌓여 있어 맑은 날을 보기가 어려워 예로부터 3대에 걸쳐 선행을 쌓아야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예로부터 천왕봉의 거대한 바위는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이란 의미로 불리었는지 천왕봉 서쪽암벽(장터목방향)에“천주(天柱)”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하산코스...중산리와 백무동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법계사를 지나 중산리로 빠지는 길과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두 개 코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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