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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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민희식 기자] 인스브루크, 생소한 지명이다. 오스트리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지만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동계올림픽을 두 번이나 치른 경력답게 알프스 산맥의 비경이 숨겨져 있어 오스트리아에서는 휴양지로 각광받는 곳이기도 하다.

Not to be missed Innsbrucks Must sees_- 9.jpg▲ 사진출처 : 인스부르크 관광청
 
서울에서 인스브루크까지 직항이 없기 때문에 프랑크푸르트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다. 서울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10시간 남짓, 프랑크푸르트에서 인스브루크까지 1시간을 더 날아서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낯선 도시로의 여행은 묘한 설렘을 안겨다 준다. 인스브루크의 첫인상은 도시가 참 아담하다는 것이다. 우선 공항이 우리네 지방 버스 터미널만 했다. 휑한 공항은 컬트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이번 출장에 동행한 10명의 일행만으로도 공항은 꽉 차 보였다. 호텔로 향하는 벤의 차창 밖 풍경은 시골 읍내를 연상시킬 만큼 한산하고 목가적이었다. 슬로 시티로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Sublime  stimulating art and culture in Innsbruck - 5.jpg▲ 사진출처 : 인스부르크 관광청
 
10시가 넘어서 호텔 방에 짐을 풀었다. 4층 높이에서 바라본 창밖 풍경은 기이했다. 호텔 바로 앞에 인스부르크 공항보다 큰 기차역이 보였다. 제법 큰 규모였지만 이제 갓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인적이 뜸했다. 한국 같으면 불야성이었을 이 시간에 간간히 트램 전차가 금속 특유의 마찰음을 일으키며 지나갈 뿐이다. 트램을 보자 여기가 유럽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유럽의 트램 전차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서울에서 전차가 사라진 것이 못내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인스브루크에 온 목적은 사륜구동 자동차를 시승하기 위함이다. 미끄러운 빗길에서 안전성이 뛰어난 사륜구동의 우수성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다. 차의 성능을 온전히 체험하기 위해서는 극한의 시승 코스를 각오한 바지만 날씨까지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비에 짙은 안개까지,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함께 간 자동차 기자들은 운전을 못해 몸살 난 사람들 같았다. 시동만 걸리면 어디든 거침없이 내달릴 기세였다. 목적지는 알프스 산맥 깊은 골짜기 오지에 위치한 호흐구어글(Hochgurgl)이다. 발음조차 힘든 해발 2150미터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다. 인스브루크에서 호흐구어글까지는 100킬로미터로 1시간 4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리 부담스러운 거리는 아니지만 산악지대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운전할 때 가벼운 접촉 사고를 경험했다. 운전대가 반대고 주행 방향도 반대인 영국에서 운전이 서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오스트리아는 주행 방향이 우리와 같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의 영어 안내를 받아가며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운전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LottoNLJumbo setzt zum zweiten Mal auf H철hentraining in K체htai - 3.jpg▲ 사진출처 : 인스부르크 관광청
 
차가 산악 지대로 접어들면서 안개는 10미터 앞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점점 짙어져갔다. 2차선 좁은 도로는 뱀이 똬리를 틀 듯 꼬불꼬불 이어지고, 얼마나 계곡을 휘감아 돌았는지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게다가 지형 특성상 일찍 날이 저물면서 시계는 최악의 상태로 다다랐다. 사력을 다해 안개 지역을 빠져나오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로 인해 노면은 미끄러웠다. 그래도 4매틱의 최첨단 장치를 장착한 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차는 무사히 리조트까지 미끄러지듯 달렸다.

호텔 방은 나 혼자 지내기에는 너무나 컸다. 갑자기 럭셔리 호러라는 말이 떠올랐다. 너무 럭셔리해서 오히려 공포를 느끼는 그런 묘한 적막감. 내가 묵은 방이 딱 그랬다. 약간의 알코올이 필요했다. 그래야 편히 잠들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기이한 문양의 벽지와 컬트적인 고가구들이 제각이 살아 움직이며 밤새 나를 괴롭힐 것만 같았다. 하지만 묘한 셀렘으로 내일이 기다려졌다. 내일은 또다른 새로운 경험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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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스로시티 인스부르크에서 생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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