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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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양희 대표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살던 집과 구 사옥을 차실로 꾸민 주인공이 있다. 바로 준혜 송양희 대표(주)삼양ENP)다. 송 대표는 30년 가까이 차를 마시며 우리 차의 효능과 효과 그리고 다례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전파하기 위해 5개의 차실을 만들었다. 지금부터 송 대표와 함께 차실로 차여행을 떠나보자.

관계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차’

“제가 차를 마신 것은 6살 때부터인데 가족전체가 평소 차를 즐겨마셔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차를 배우게 된 것은 21년전 호반회에 가입하면서입니다.”

하지만 송 대표가 차를 배우게 된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김윤호 삼양에코노지 대표)을 위해서 술 대신 차를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긴 후 남편의 생활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죠. 체중도 빠지고 더 이상 살이 찌지 않았어요. 우리 차의 놀라운 효과를 경험하고 저희 부부는 더욱 열심히 차를 마시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차실도 자연스럽게 귀빈 접대용과 교육용 그리고 저희 부부가 사용하는 차실로 하나 둘 확장해 간 것입니다.”

송 대표의 노력과 차에 대한 관심은 가족 전체를 차인으로 만들었고 최근 결혼한 아들부부를 위해서 차실을 꾸며 줄 정도가 되었다.

송 대표가 차를 마시면서 얻게 된 것은 남편의 체중관리와 여러 개의 차실만이 아니다. “차는 우선 관계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요. 친분을 더해주고 차를 나누며 감성공유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차를 통해 치유가 된다는 것이죠. 가정이나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차를 마시면 긴장이 완화되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미워하는 감정 등 우리 몸에 해로운 생각들이 사라지는 것을 느껴요.”

 

▲ 준혜헌에 있는 헌다대

 

외국인의 눈을 매료시킨 준혜헌(駿惠軒)


송 대표의 호를 따서 만든 준혜헌은 ‘큰 은혜를 알고 실천하는 집’이란 뜻으로 경북대학교 오상룡 박사가 내려준 이름이다. 이곳은 이미 유명 정치인, 기업인, 외국인, 문화 예술인 등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사업 때문에 외국인 바이어들을 초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 이곳을 찾는 외국인마다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춘천의 명소가 되어버린 준혜헌은 송 대표의 30년 차 인생이 집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준혜헌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요.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해서 운영되는 제로 하우스로 전에 살던 가정집을 리모델링 한 것입니다.”


준혜헌에는 차실이 모두 5개가 있다. 주 출입구의 현판과 주련, 붉은 다선문(일심사랑방으로 연결되는 문)과 찻사발이 부조되어 있는 검은 빗돌이 방문자의 눈길을 끈다.

주출입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헌다대가 보인다. 이 집의 중심인 헌다대는 송 대표가 100일 기도를 드릴 정도로 정성을 쏟는 곳이다. 하지만 시간을 정해놓고 하기보다는 시간이 날때마다 수시로 와서 기도를 한다. “처음에는 요일과 시간을 정해 놓고 헌다를 했는데 일을 하면서 큰 어려움이 왔어요. 그래서 지금은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 와서 기도를 드려요.”

세심정을 지나면 두 개의 밝은 공간으로 나누어진 최초의 차실이 있고 우측에는 중국식 차실인 입식다례실과 부속 차실이 있다. 특히, 생활차실에서는 기운을 모은다는 탑장과 긴 탁자, 장식장, 팔각상이 있고 베란다를 무대공간으로 꾸며 작은 음악회도 열린다.


중국차실로 이어지는 커튼 너머에도 부부전용의 침실 차실이 있고 일심사랑방으로 연결된다. 일심사랑방은 고려시대 북부지방의 사랑방을 차실로 재현한 곳이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차실로 꼽힌다.

▲ 말차실

고려시대 차문화 공간 일심사랑방


부부의 마음이 하나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 ‘일심사랑방’은 선조들이 밥도 먹고 차도 마시던 다용도 공간인 사랑방을 차실로 재현한 것이다.

“밥을 해먹고 남은 열로 차를 끓이던, 부엌과 방이 함께 있는 방식을 살리면서 접견실 혹은 대기실을 두어 사랑방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송 대표는 농암 박봉규 장인이 만든 차실 가구 덕에 분위기가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면서 다음 장소인 말차방으로 안내했다.

준혜헌에 있는 차실 가구들은 농암이 평생 연구하며 지켜온 14번의 손질을 거친다는 태움질기법으로 만든 목재 가구로 부드러움 질감과 내구성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말차방은 말차를 마실 수 있는 전용 공간으로 봉창, 반침, 이불장 등을 옛 그대로 재현했다.

일심사랑방을 지나 옆 건물로 가면 2층과 3층에 각각 찾자리 교육실과 준혜헌 교육장이 있다. 사업이 확장되면서 신사옥을 짓게되자 구사옥을 차전용 교육장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많은 인원을 교육 할 수 있는 공간이고 이곳에서 아동과 유아를 대상으로 다례교육을 시키고 있어요.”
 

차 교육과 봉사활동 그리고 환경사업

송양희 대표는 한전연구원과 직원으로 만나 사내커플이 되었고 결혼에 골인했다. 그래서 둘사이에는 공통점이 적지않다. 차는 기본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에너지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2000년 초에 태양광이나 지열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뛰어들어 지금은 이 분야에서 꽤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얼마 전부터 해수를 이용한 에너지 연구를 시작했어요. 전국을 무대로 지열공사를 해 주었는데 반응이 좋아요. 저도 자연친화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니까 환경을 지키는데 일조한다는 보람도 있어요. 정부차원에서 환경을 보존하는 일은 게을리 하면 안될 것 같아요.”

송 대표는 “원전을 세우거나 유지하는 대신 그 비용을 친환경 재생에너지 개발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할 날이 올 것이다”고 예상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준혜헌의 계획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한서대 건강증진대학원에서 차학을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받았어요. 그리고 한국다도대학원 제19기를 졸업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시간과 돈을 투자해 차를 배운 이유는 그동안 해 온 봉사활동과도 연관이 있어요. 청소년 상담을 20년 이상 해오고 있는데 차 마시는 법을 가르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때가 많아요.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그 효과는 큰 것 같아요.”


송 대표는 아이들이 세계인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우리 것을 알고 가야 핳 것 같아서 교육장을 마련했고 다례교육전문가를 양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송대표는 “학교에서 다례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다구와 다기들을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준혜헌을 찾는 세계인들이 우리 차 문화를 체험하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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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의 산실을 복원한 駿惠 송양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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