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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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가 아니라 인도가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 여행을 업으로 삼고 있지 않은 사람과 인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우연히 그의 블로그를 찾은 것은 행운이었다. ‘신을 만나려거든 바라나시의 뒷골목으로 가야 한다.’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나는 그를 꼭 만나겠다고 생각했다.

▲ 김응기 씨는 지난 1991년 사업차 처음 인도를 방문했다.

처음 인도를 만난 것은 아주 우연한 만남이었습니다. 그때가 88년 올림픽이 끝났을 때였나? 제가 당시에 섬유산업을 하고 있었는데, 8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사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사업체들이 중남미나,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나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데, 당시 내 담당 바이어가 인도 행을 권유했어요. 그 바이어는 네덜란드 인이었는데 섬유산업에 넓은 발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냥 따라갔죠.

사실 그 때는 인도하면 그런가 보다~ 했었거든.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구분 못하던 시절이니까. 그래서 갔어요 91년에 인도로.

가서 돈을 벌기도 하고, 잃기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하는 세월을 지나고 나서 99년이었나? 인도가 다시 생각났어요. 그 때가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였거든, IMF였으니까.

처음에는 우연하게 가게 되었는데 이제는 내가 인도를 선택 한 거죠. 지금 내가 인도의 비즈니스 컨설팅 사업을 하는데, 그간의 모든 경험이 바탕이 된 것 같아요.

[영화 같았던 첫 만남]

델리 공항에 도착해서 인도 중심가로 이동을 하는데, 내가 있는 곳이 마치 영화 세트 같은? 현실이 아닌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가공된 곳 같은 느낌. 미국이나 아프리카의 생소함이 예측 가능한 범위라면, 인도는 예측 가능범위를 벗어났었던 거죠. 한국이 나에게 현실이었다면 당시의 인도는 현실과 연결된 곳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인도는 내가 여태 가지고 있던 기준과 판단이 통하지 않는 곳이었어요.

하지만 현재의 인도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일부 의도되고 디자인 된 곳에서는 그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 몰라도 조금만 벗어나면 현대의 인도가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보존되고, 디자인 된 곳을 인도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되요. 북촌이나 경복궁이 지금 한국의 모습이 아니잖아요?

[한국과 인도. 굳이 비교해야 합니까?]

굳이 비교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인도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한 공간에서 보여지고 느껴지고 체험되는데 비해 한국은 컨템퍼러리(contemporary)한 것들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컨템퍼러리한 것들을 추구하면서 살지요. 비단 현대의 건물뿐 아니라 민속촌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지으려 하죠. 하지만 인도는 달라요.

내가 아그라에서 자이푸르를 가야 했을 때가 있었어요.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리는 곳이에요. 차에서 졸면서 이동하는데 어느 새 자이푸르 성문에 도착을 한 거에요. 자이푸르 성문 앞의 낮은 협곡 사이를 통과하는 데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마치 내가 중세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성문을 통과하는 순간 난 다시 현대의 인도에 와 있었어요. 협곡 위의 옛날 집들과 그 안의 옛 사람들. 그리고 거대한 성문과 현대도시, 그 안의 현대 사람들. 그렇게 인도에는 풍물이든 사람이든, 옛 시대를 살고 있는 것들이 현대에도 존재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무도 그것을 의도 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들에게도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지만, 발전을 쫓아가지 못한다고 해서 폭동을 일으키거나 조급해 하지 않아요. 과거에 속해있는 자신 그대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굳이 비교해야 하나요? 인도가 우리와 같다 다르다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인도여행, 다양함과 변화를 읽으세요]

물어보고 싶어요. 우리 중 장년층은 과거로의 회상 때문에 여행을 합니다. 한국의 젊은 여행객들은 무엇 때문에 인도를 여행합니까? 분명 과거로의 회상은 아니겠죠. 그런데 왜 인도의 여행은 명상과 과거로의 회기로 국한되어 있을까요? 물론 우리 현대사회의 컨템퍼러리함에 질릴 수 있어요.

그래서 여행을 선택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라나시의 뒷골목에 눌러앉아있으면 어떡합니까? 이미 그곳도 변화를 하고 있는데언제까지 과거의 행색으로 과거에 얽매인 여행을 하려고 하나요? 내가 인도에 가서 무엇을 얻어 미래로 향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인도는 사회가 변화하는 시퀀스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책이나 미디어에서 본 인도가 아닌 내가 현재 발을 딛고 있는 인도를 봐야 해요. 관광포스트는 이정표 정도로만 사용하세요. 관광포스트를 즐기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인도의 전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되요. 잘 알려진 관광지와 알려지지 않은 곳을 모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인도의 다양한 구조를 체험 해 보세요. 인도는 계급 사회였기 때문에 같은 장소를 여행하더라도 느낌이 다를 수 있어요. 가끔 인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와 같은 장소를 다녀왔는데도 감상이 다른 경우가 있어요. 그 예로, 께랄라에 가면 백 워터 내륙 수도가 있습니다.

보통 그 곳은 단체로 유람선을 타거나 혼자 가더라도 휙 둘러보고 오는 정도의 반나절 여행코스로 분류되는 곳이죠. 하지만 내륙수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12일 하우스 보트를 이용해야 합니다. 하우스 보트에서의 로맨틱한 분위기가 내륙수도의 묘미니까요.

야자수 사이로 지는 석양과, 수로에 비친 달, 지저귀는 새소리. 뱃머리에 앉아 마시는 차 한잔과 옛 생각에 잠기는 순간들. 유람선을 탄 여행자들과 저의 감상이 다른 건 당연합니다. 여행이 저 예산이라도 좋습니다. 하지만 10일 여행 중 8일을 저 예산으로 여행했다면 이틀 정도는 중고가 등으로 여행등급의 차이를 두어 여러 가지를 즐겨보세요.

마지막으로 여행할 곳의 스토리를 아는 겁니다. 여행자들의 가장 많은 감상적 오류가 어디서 나는지 아세요? 바로 타지마할입니다. 더운 날씨에 유명하니까 보긴 해야겠고 꾸역꾸역 가서 보면 억지로 감동을 느껴야 합니다.

건축학적 지식도 없는 일반인들이 타지마할의 건축미에 대해 얼마나 감동할 것이며 또 얼마나 감동해야 합니까? 타지마할의 테마는 사랑입니다. 인도 관광은 새겨진 스토리를 모른다면 다 꽝이에요.

도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시선을 갖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다 똑같이 걸어가는 그 길이 옳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 를 가져야 합니다. 앞서 걸어간 사람을 그대로 답습할 필요는 없어요. 그 루트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배낭여행에서는 항상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니까요.

Tip1. 김응기 씨가 배낭여행자들에게 전하는 인도여행

안전
인도가 다른 나라보다 위험할 이유는 없다. 더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덜 안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여행객을 노리는 이들은 어느 곳에나 있으니 한국말을 잘 하는 인도인은 경계할 것.

교통
김응기씨가 주로 이용하는 것은 비행기. 인도에는 120여 개의 공항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지역은 비행기로 이동이 가능하다. 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차는 예약도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려 비즈니스에는 잘 맞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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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응기 -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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