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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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도쿄건조물원에서 치히로의 흔적 찾기


에도도쿄건조물원은 일본여행을 준비하던 그 시점부터 꼭 가리라 다짐했던 곳이었다.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곳곳에 숨어있는 치히로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이 너무 한적한 동네라서 과연 이곳에 뭔가가 있기나 할까? 하는 생각에 조금 불안했다.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고가네이 공원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까마귀떼가 나타났다. 친구가 까마귀와 눈이 마주치면 눈을 파먹는다는 이상한 소리를 해서, 여행기간 내내 까마귀를 볼때마다 고개를 돌렸었는데...

▲ 공원의 서쪽출구로 들어서면 박물관으로 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고가네이 공원은 굉장히 한적하다. 잘 정비되었다기 보다는 자연 그대로라는 느낌이 강한 곳인듯 하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동네주민들도 있고,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즐기는 아저씨도 있다.

▲ 낮잠자는 아저씨는 모기가 무섭지 않은걸까?


에도도쿄건조물원은 소실된 역사적 건조물의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야외 박물원이라 조금 덥긴 하지만, 풀벌레 소리만 들리는 조용함이 마음에 쏙 들었다. 표를 끊고 입장을 하면 전체 지도가 있는데 그 곳에서 동선을 정하면 된다. 매표소에서 주는 팜플렛에도 지도가 있으니 참고하자.

입장료는 일반 400엔 대학생 320엔 청소년 200엔 이하 무료. 매주 월요일은 휴관.

▲ 박물원의 입구. 경비아저씨가 친절하게 안내 해 준다.


박물원은 크게 WEST ZONE 과 CENTER ZONE, EAST ZONE 으로 나눌 수 있다. 나는 W > C > E 순으로 보기로 했다.

WEST ZONE

WEST ZONE은 여러가지 양식의 주택가를 복원하여 전시하고 있다. 내부도 관람할 수 있으며 각 건물 안에는 가이드도 있으니, 일본어가 가능하다면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보자.

▲ 건조물원은 야외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양한 일본 건축물들이 있다.
▲ 내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다.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듯 하다.
▲ 야외박물원이라 그런지 건물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 곳에 서 있다.
▲ 내부는 조금 어두워서 사진 찍기에 용이하진 않다.
▲ 위쪽의 사진들에 나오는 건물들 보다는 현대적인 건물이다.

이 곳의 가이드들은 전문적인 가이드라기 보다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인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가이드 좌석이 있지만! 잘 안계신다. 자원봉사자 분들은 거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신데, 여자애 하나가 큰 카메라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게 꽤나 신기하셨는지 할아버지 한분이 말을 거셨다.

손짓발짓 해가며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점점 모여들어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사진을 찍어주시겠다고 하셨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굳이 찍으시겠다며 의지를 보여주셨는데 아쉽게도 사진은 모두 흔들려 있었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카메라를 한번 찍어보고 싶으셨던 것 같다.

▲ 일본식 유럽풍 거실

WEST ZONE의 건물들 내부는 거의 다다미방이거나 마룻바닥인데 비해 윗 사진의 건물은 일본식 유럽풍으로 꾸며진 거실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을 여행하다보면 종종 이런식의 인테리어들을 만날 수 있는데, 서양식인 듯 하면서도 일본 특유의 냄새가 난다. 일본이 생각하는 그것은 꽤나 낭만적이고 따뜻한 느낌이다. 왠지 부엌에서 맛있는 파이를 굽고 있을 듯 하다.


CENTER ZONE

▲ 멀리서 보면 그 규모가 커 보이지 않지만..... ?


서쪽을 둘러보고 도착한 곳은 엄청나게 큰 저택이었다. CENTER ZONE은 역사적인 건물들고 꾸며져 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다카하시 고레키요 저택으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내 카메라의 광각으로는 도저히 한번에 담을 수 없는 크기일 정도. 게다가 박물원에 있는 저택은 원래의 것에서 일부만을 복원한 것이라고 하니 전체규모가 얼마나 컷을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 다카하시 고레키요 : 메이지 ~ 쇼와 초기 일본의 정치가

▲ 금방이라도 치히로가 나타날 것만 같은 난간.


다카하시 고레키요 저택의 2층을 가면 눈에 익숙한 난간을 볼 수 있다. 유리창으로 된 나무바닥의 창인데,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치히로의 숙소와 비슷하게 생겼다.

▲ 저 쪽문 너머로는 저택의 정원이 있다.


고레키요 저택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부분의 작은 쪽문은 하쿠가 치히로를 숨기기 위해 열어주었던 그 문과 비슷하게 생겼다. 이런형태의 쪽문은 저택 곳곳에 있다.

이런식으로 에도도쿄 건조물원 곳곳에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배경을 찾아 볼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방문한다면 훨씬 다양하게 박물원을 즐길 수 있다.

▲ 고레키요 저택 왼쪽
▲ 고레키요 저택 가운데
▲ 고레키요 저택 오른쪽

여기까지 둘러보는데만 한시간이 훌쩍넘는 시간이 걸렸다. 폐관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TIP
- 한국 학생증으로도 학생 할인이 가능하다.
- 건조물원은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하다. 관람 전 동선을 정해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 가이드 할아버지들에게 꼭 말을 걸어보자. 친철한것은 물론 유머도 센스도 만점이다.
- 에도도쿄건조물원은 일본어로 에도도쿄다테모노엔 이다. 허나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잘 모르는 듯 하니, 길을 물어보려면 코가네이공원(코가네이코엔)이 어디인지 물어보자.

가는길
JR 츄오선 무사시코가네이역

- 무사시코가네이역 북쪽출구로 나가면 길 건너편에 세이부 버스 승강장이 보인다. 2번 3번 승강장에서 버스 탑승 후 '고가네이공원 서쪽출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버스요금은 170엔 정도.
- 에도도쿄건조물원은 고가네이공원 안에 위치 해 있으므로 공원 안으로 들어가자.
- 걸어갈 수도 있다. 대략 20분 가량 소요되며 가는 길이 표지판으로 표시되어 있으므로 찾기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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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조각] IN JAPAN ⑤-1 센과 치히로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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