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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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의 바다 오다이바

▲ 해변공원으로 가는길. 비가 오려나 하늘이 꾸물꾸물했다.

오다이바는 에도 후기 일본의 공식적인 개항 전, 서양함선의 침입을 막기 위해 대포를 설치한 인공섬으로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이후 포화상태인 도시의 역할을 분담시키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만들어진 곳이 지금의 오다이바다. 지금의 오다이바는 해변공원, 후지 TV, 레인보우 브릿지, 비너스 포트 등 여러 관광 스팟이 밀집 해 있는 곳으로,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인기명소다. 

나는 쇼핑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데다가 쇼핑센터라는 것이 사실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과감하게(?) 오다이바의 해변공원을 찾았다.

심바시역에 내려 유리카모메를 타고 다이바 역에 하차했다. 오다이바 해변공원은 다이바 역에 내려 우측 출구로 나가면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 해 있다. 공원은 굉장히 잘 꾸며져 있기 때문에 산책하기 좋을 듯 하다. 내가 갔을 당시에도 현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적한 주말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커플들이 많은 것을 보니 데이트 코스인 듯하다.

▲ 흠... 세계에서 3개뿐인 자유의 여신상 중 하나라...?

해변공원에서 가장 먼저 보였던 것은 자유의 여신상. 일본의 후지산케이 그룹이 프랑스의 해를 기념하여 1998년부터 1년간 파리에 있는 '미니 자유의 여신상'을 빌려와 전시를 한 후 반환 했었는데, 그 사이에 이 '자유의 여신상'이 오다이바의 명물이 되어버렸고, 고심하던 일본은 축소된 자유의 여신상을 그대로 복제하여 세우게 된다. 전세계의 3개 뿐인 자유의 여신상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별로 예쁘다는 느낌은... '나는 오다이바에 다녀왔다'란 증명사진용의 포토스팟이라 그런지 내가 갔을 때도 여신상 앞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했다. '사람 정말 많다'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려는 찰나, 익숙하게 들리는 한국어!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온 모양이었다.

▲ 산책로. 운동하는 사람들도 간혹 보인다.
▲ 솔숲을 지나면 모래사장이 나온다.

축소된 자유의 여신상을 지나 발걸음을 재촉하면 저 멀리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인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레인보우 브릿지가 세워진 곳은 분명 바다이나, 수평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인지 강 같아 보인다. 부산의 광안대교와 꽤나 흡사한 느낌. 레인보우 브릿지는 오다이바의 심볼이기도 하며 진도 8의 강진에도 끄떡없는 견고함을 자랑한다. 밤이 되면 444개의 화려한 조명들이 레인보우 브릿지를 장식한다.

▲ 밤에 보는 레인보우 브릿지는 꽤나 낭만적일듯.
▲ 유리카모메를 타면 레인보우 브릿지를 지나는데, 가까이서 봐도 순백색의 다리는 아름답다.

햇빛이 강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일본의 여름은 정말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별로 길지 않은 해변공원을 잠깐 산책한 정도로 나는 금새 진이 다 빠져버렸고, 건너편의 후지TV로 향하기 전에 근처 쇼핑센터에 들러 시원한 에어컨바람을 쐬야만 했다. 소풍나온 사람들은 덥지 않은 것일까? 여담이긴 하지만, 일본인들, 특히 일본의 여성들은 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뽀송뽀송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이 궁금하다 !

후지TV

▲ 고압적인 느낌이 든다.

후지TV는 해변공원 바로 건너편에 있다. 다이바역에 내려 오른쪽으로 가면 해변공원, 왼쪽으로 가면 후지TV라고 생각하면 된다. 후지TV는 신기하게 생긴 외향을 가지고 있다. 일본 현대 건축의 거장이라 불리는 '단게 겐조'가 설계한 것으로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있다. 1층에는 캐릭터 샵과 음식점들이 있고 외부의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위로 올라 갈 수 있다. 중간층까지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지만 건물 꼭대기 층의 구체 전망대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1층의 매표소에서 표를 끊어야 한다. 5시 30분이 마지막 입장.

▲ 나를 고민에 빠지게 만든 에스컬레이터
▲ 에스컬레이터를 올라오면 광장이 나온다.

사실 오다이바의 해변공원에 가면서 굳이 후지TV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시간도 조금 널널하고, 온김에 가보지 뭐 하는 생각으로 들렀는데 엄청 긴장했던 기억이다. 사진의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면 표를 끊어야 하나 하고 10분가량을 고민한 끝에 배째라는 식으로 그냥 덜컥 타버렸는데, 올라가는 내내 긴장 또 긴장.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커다란 광장이 나온다. 여기저기 붙어있는 포스터들은 후지 TV의 프로그램인듯. 내가 일본의 아이돌 그룹 중 A.RA.SHI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타향에서 내가 아는(일방적이긴 하지만)사람의 얼굴을 보니 왠지 갑자기 후지TV가 친근해 졌다.

▲ 기념품샵. 가격은 역시 비싸다.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기념품샵이 있다. 한국에도 유명한 노다메 칸타빌레의 포스터도 보이고,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스타들의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일본인들이 명동에서 배용준의 포스터를 사는 마음이 되어버린다.

▲ 유리카모메를 타기 전 후지 TV에서 바라본 오다이바. 하늘이 어둡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고, 너무 많이 걸은 탓에 허리가 아파오고 있었기 때문에 오다이바의 바다를 뒤로 하고 집으로 향했다.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었다.

TIP
-유리카모메는 1일 패스권이 있으니, 오다이바를 둘러볼 예정이라면 구입하자. 3번만 타도 본전이상!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로 이동하는 수상버스가 있다.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코스로, 아사쿠사>오다이바 의 루트도 추천할 만하다.

가는길 
-JR 야마노테선 심바시 역에 내려 모노레일 '유리카모메' 이용 
-오다이바로 이동하는 수상버스가 있다.


* 기자가 일본을 여행했던 시기는 2010년. 본문 내의 가격은 현재 상향되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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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조각] IN JAPAN ③ 도심 속의 바다 오다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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