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 전체메뉴보기
 
▲ 시판돈행 페리를 알려주신 고마운 아주머니

참빠삭을 떠나기 전날 밤, 밤새 고민하여 정한 다음 여행지는 시판돈이었다. 시판돈은 라오스어로 6000개의 섬이 모인 지역이라는 뜻으로, 6000개의 섬 중 약 3곳에 사람들이 거주한단다. 라오스 최남단에 위치하며 메콩강의 사이에 두고 캄보디아와 국겨을 이루는 지역이다. 특히, 시판돈에는 이태리 베네치아와 같이 수상가옥이 존재하고 자연 경관이 아름다워 라오스 남부 최고의 관광지역으로 뽑힌다. 이왕 라오스에 온 거, 라오스 남부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일단 참빠삭 근처 페리 선착장에서 남쪽 시판돈으로 가는 페리를 타기로 했다. 그러나......!! 페리 선착장에는 낡은 천막집과 3명의 아주머니들만 있을 뿐, 매표소도 안내원도 없었다. 이곳가지 데려다 주셨던 게스트하우스 아저씨도 이미 저 멀리 사라지고 없었다. 그야말로 난감한 상태였다. 이제 여행 기간이 1주일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대책 없이 아무 페리나 타고 아무 곳이나 갈 수 는 없었다. 불안한 마음을 가득 안고, 옆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아주머니들에게 시판돈으로 가는 페리에 대하여 물어보기로 했다. 말이 안 통하니 일단 무턱대고 시판돈 페리라고 외쳤다. 다행히도 아낙네들이 나의 의도를 알아차렸다는 표정으로 시판돈행 페리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그러나 내가 그 설명을 알아들을 방법이 없었다. 그때, 아줌마의 딸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막대기로 땅에 그림을 그렸다. 대충 '너와 우리가 같은 페리를 탄다.'라는 뜻인 것 같았다. 이에 내가 “you and me, same perry?"라고 엉터리 영어를 말하니 그네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 다행히도 실수 없이 시판돈으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게 되었다.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 페리는 허름한 나룻배!

나는 페리를 큰 배일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 페리를 타고 편안히 몇 시간 있으면 바로 시판돈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몇십 분 후 도착한 페리는 내 머릿속의 그것이 아니었다. 페리는 나무판자 몇 개를 이어 붙여 놓은 듯 한 허름한 나룻배였다. 보기에도 부실 부실 불안해 보였다. 배를 움직이는 엔진도 배에 고정된 것 이 아니라, 사공이 몸으로 눌러 억지로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래도 현지인들이 거부감 없이 타는 것을 보고 용기 내어 따라 탔다. 그런데 페리에 타니 의외로 재미있었다. 마치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를 타는 듯 한 신나는 기분이었다. 시원한 산들바람을 맞으며 황토 빛 메콩강을 달리는 기분은 상쾌했다. 그렇게 혼자 자유로움을 만끽하다,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페리를 같이 탄 라오스 현지인들 모두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배낭에서 볼펜 몇 자루를 꺼내어 나누어 드렸다. 선물의 힘 덕분인지, 나룻배는 웃음꽃이 피었고 나는 뜨거운 질문 세례를 받았다. 물론, 당연히 무슨 말인지는 못 알아들었기에 그저 웃기만 했다.

 

 

▲ 시원 상쾌한 페리 드라이브
▲ 강 건너편 또 다른 페리 선착장

그런데....어라? 페리를 탄지 채 20분도 안 되어서 페리가 육지에 안착했다. 알고 보니 페리는 강 건너편 육지로 건네주는 역할만 할뿐 시판돈까지 데려다 주는 것은 아니었다. , 이곳부터는 육로를 통해 시판돈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페리 선착장 그 어느 곳에도 생태우나 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또 다시 난감해졌다. 아무리 무대책 여행이라지만 30분마다 찾아오는 난감한 상황들은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하늘에서 구원자가 내려 오셨다. 밝은 미소를 띄며 아주머니 한분이 내게 다가오신 것이다. 아주머니께서는 서툰 영어로 시판돈까지 오토바이로 데려다 준다고 하셨다.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격을 물었다. 가격은 약 우리돈 3만원 정도였다. 게스트 하우스 아저씨께서 시판돈 까지 가는데 우리돈 3~4만원 정도 든다고 하셨으니, 얼추 가격은 비슷한 것 같았다. 그래서 별 의심 없이 거래를 성립하고 오토바이에 탔다. 그리고 건장한 남자분이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큰길로 나아갔다. 오랜만에 만난 포장된 도로 위를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니 기분이 엄청 좋았다. 도로에는 단 한 대의 차도 없었고 도로 양옆으로는 초록의 나무들이 아름답게 우거져 있었다. 그렇게 한 20분쯤 갔을까? 갑자기 오토바이가 멈춰 섰다. 아저씨는 내게 내리라고 했다. 그곳 바로 옆에 작은 가게가 있었기에 나는 휴게실에서 잠시 쉬는 것이라 생각하고 무심코 내렸다. 그 순간 아저씨는 나를 두고 쌩하고 돌아가 버렸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도로 한가운데 나는 그렇게 홀로 남겨졌다.....

뭐야!! 여기에 날 버리면 어떡해...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철없는 몽상가, 순수의 땅 라오스에 가다(14)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