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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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하면 떠오르는게 뭘까? 딱히 떠오르는 명소가 없다구? 그럼 지금부터 나와 함께 대구를 차근차근 여행해 보자. 대구에도 수많은 명소가 있고, 그 중에서도 대구 골목길 투어는 역사공부도 같이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이지. 그럼 지금부터 골목길 투어를 떠나자!


대구에 이런곳이? 동산 선교사 주택

   
동산 선교사 주택.
“옛날 고려시대 때 달성이 대구의 행정중심지였는데, 이 곳이 달성의 동쪽에 있어서 동산입니다” 정말 단순하게 지어진 이름이지만 동산에 있는 선교사 주택들은 한옥과 양옥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어. 지붕은 한옥 벽면은 스테인드 글라스로, 특이한 구조였어. “옆에 보이는 교회는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대구에서 가장 먼저 생긴 교회인데, 제일 먼저 생겨서 제일교회에요” 해설자의 이 말은 나에게 소소한 웃음을 선물해 주었어. 어떻게 건물 이름을 그렇게 대충지을 수 있지?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미국 선교사들이 이곳에 학교와 병원을 세워 빈약했던 우리의 교육과 의료환경에 보탬이 되었대. 이 학교가 현재 신명학교이고, 병원이 동산병원이지. ‘청라언덕’이라고도 불리는 이 동산에 선교사들은 집을 지어 살았었고, 이 집들은 현재 의료, 교육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어. 주택 옆 마당에는 100년 된 사과나무와 종이 있었는데 100년이라는 긴 세월의 향기를 풍기고 있었어. 학생들은 호기심에 종을 쳤는데, 100년의 세월이면 녹이 슬었을 법도한데 세월이 무색할만큼 맑고 깨끗한 소리가 나더라. 이렇게 주택 주변은 마치 공원처럼 경관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어.


조국을 위하여! 3·1만세운동길

   
3.1 만세 운동길.
동산에서 계산성당으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길이 있는데 바로 3·1만세운동길이야. 실제로 보니 길이라기 보다는 계단이었어. 이 길은 90계단길, 선교사의 길, 현진건 계단 등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해. 얼핏 보기엔 그냥 평범한 계단이지만 3?1운동 당시 우리 선조들의 조국독립을 향한 의지와 치열함을 생각하니까 평범한 계단이라도 그냥 걸을 수 없게 되더라. 해설자는 자신있게 이곳은 대구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로 꼽힌다고 말하셨어. 그렇게 3·1운동길을 걸으며 용기를 내어 호텔항공관광과 중국인 학생에게 말을 걸어봤어. 이름은 한정정이래. 그녀는 내가 한국사람을 대하듯이 당당히 한국말을 해서 못 알아듣겠다는 표정도 지었지만, “건물들이 아름답고 한국의 3·1운동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고 상냥하게 말해줬어.


중세 왕국에 있을법한 성당, 계산성당

신호등 건너편으로 보이는 계산성당은 주변의 작은 상가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였어. 그만큼 웅장한 외관이 한눈에 역사깊은 건물임을 알수있게 했어. 성당 옆으로 이어진 담에는 타일로 국채보상운동의 주역인 서상돈, 이상화 선생의 인물화를 만들어놓았는데 타일의 색다른 변신이 놀라웠어. 참! 투어 참가자 중에 돋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처음엔 그냥 혼자오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호텔항공관광과 학생이셨어. 할머니 연세가 무려 일흔이시래! 칠십 평생을 대구에서 사신 할머니도 100년 전 대구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은 처음이라고 하셨어. “일제 강점기 당시 우리가 얼마나 비참하게 살았는지 알 수 있었고, 와보니 너무 좋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를 보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어.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문이 닫혀있더라구. 오후 4시 전에 가면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까 너희들은 꼭 가보길 바라.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다음 장소로 고고!



문학도의 보금자리, 이상화 고택

   
이상화 고택.
고택으로 가는 좁은 길은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조경에 특별히 신경 쓴 흔적이 눈에 띄었어. 다양한 모양의 돌길과 특이한 벽… 옆에서 가던 호텔관광항공과 학생들은 “우와”라며 감탄을 자아냈어. 그들에게 다가가 투어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니 “몰랐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고 투어 자체가 색다르다”며 “특히 일본과 얽힌 역사를 낱낱이 들으니까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어.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 학생들의 경우 근대 문화 투어라고 하면 거부감을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읽고 쓰는 역사보다 보고 듣는 역사가 훨씬 재미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나니 전혀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너희들도 역사가 마냥 지루하고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골목투어를 통해 충분히 깨뜨릴 수 있다고 봐. 고택에 도착하니 얼마전에 개관해서 그런지 새 한옥의 느낌이 났는데, 이 한옥이 바로 이상화 시인의 고택이야. 시인 이상화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시는? 시를 잘 모르는 나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는 바로 생각나니까 정말 유명한 작품이지. 이 시는 그가 일제의 무참한 살상과 잔인한 행동들을 보고 겪으면서 가진 일제에 대한 반감과 저항정신을 나타낸 유명한 시야. 이 외에도 그는 ‘나의 침실로’, ‘이별을 하느니’ 등 64편의 시와 산문 22편, 번역소설 5편을 남겼어. 그가 태어나고 생을 마감했던 곳인 계산동 고택은 광복 63년을 기념해 2008년 개관했고, 절필이 된 시 ‘서러운 해조’를 마지막으로 써낸 곳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가 있대.


십전대보탕 한잔 하실라우? 약령시 한의약 문화관

   
약령시 한의약 문화관.
골목투어의 끝은 실내야. 안으로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너무 깨끗하고 조용했어. 그곳을 관리하시는 할아버지께 들으니 눈에 띄지 않는 외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인적이 드물다고 해. 대구에 사는 나도 처음 가 보는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볼 거리가 많더라. 동성로 근처니까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전시실에는 한의학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영상매체를 통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놓았어. 전시실의 끝엔 약재를 살 수 있는 작은 샵과 십전대보탕 무료시음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몸에 좋다는 말에 모두들 우르르 몰려들어 시식을 했지. 십전대보탕의 쓴 맛에 모두 표정이 일그러졌어.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건 확실히 맞는 말이야. 이 곳을 끝으로 오늘 골목투어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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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대구 골목길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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