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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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이 있는 KT여행사의 로고.
(주)케이티트래블(대표 조근우)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픈에 맞춰 커피숍을 열었으니 방문해 달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여행사에서 브랜드 커피숍을 론칭 한줄 알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오해가 있었다. 바로 KT라는 상호에서 통신회사를 떠올린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돈을 많이 벌긴 벌었나보다. 이젠 여행사에 커피숍까지 여러 가지 하는 구나’하고 생각했다. KT트래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순전히 상상으로 만들어진 그림이었다.  

   
조근우 대표는 여행사 안에 오픈한 커피숍 벽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 주었다.
인터뷰 겸 커피숍 구경을 하기 위해 KT트래블을
찾아갔다. 전화로 알려준 대로 신사역 3번 출구에서 논현역 방향으로 100m 직진했으나 KT트래블에서 운영하는 커피숍은 보이지 않았다. 논현역이 보일 때까지 KT트래블의 간판도 보이지 않아 결국 전화를 했더니 시티은행 건물 1층이란다. 순간 자책골을 넣은 축구선수처럼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신사역과 논현역 중간쯤(신사역이 조금 가까웠다)에 위치한 KT트래블은 간판이 건물 안에 숨어 있었다. 다행히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바로 앞에 KT트래블이 보였다. 좌, 우측으로 유리문이 있었는데 좌측에는 커피숍 우측은 여행사 같았다.
 
좌측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 쪽으로 커피숍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파리 에펠탑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등이 그려진 파스텔 톤의 벽이며 편안한 쿠션의자들 그리고 커피를 내리는 커피머신이 있는 미니주방은 한 눈에 봐도 커피숍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서정애 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 후 조근우 대표이사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반갑게 맞아주는 조 대표의 첫인상은 편안했지만 카리스마가 살짝 보였다. 무언가 큰 게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숨어 있던 더듬이는 안테나처럼 작동을 시작했다. 예감은 적중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조 대표가 입을 열었다.
   
조근우 대표(앞줄 왼쪽에서 두번 째)는 깨끗한 여행문화를 정립하기 위해서 여행사 경력이 없는 20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KT트래블은 여행문화를 바꾸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여행상품도 가격 정찰제를 실시할 것입니다. 물론 한 동안은 고전하겠지만 선진국처럼 상품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고객들이 한 점 의구심도 갖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조 대표의 말은 오랫동안 준비해 온 멘트였다. 무엇인가? 저 말은? 갑자기 여행문화를 바꾸고 가격 정찰제를 실시한다니? 의아했다. 온라인을 포함해 1만개에 달하는 여행사에서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땡처리와 저가상품을 남발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정당당히 진검승부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맞습니다. KT트래블을 설립하기까지 오랫동안 준비하고 고민했어요. 합격점을 받기까지 8년이란 시간이 걸렸으니까요. 그리고 마침내 내 기획안이 85점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생겼어요. 전문가의 검증을 받아냈으니 하나씩 실행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조 대표의 말은 갈수록 호기심에 불을 붙였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위해 질문을 던졌다.
 
‘여행사로서 후발주자인데 대표님의 계획대로 하려면 시간과 자본 그리고 네트워크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합니다. 전국 네트워크는 20개 지사를 통해 구축할 것이고 상품은 내가 개발하지만 판매는 국민 모두가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초기에는 지사를 통해 상품을 연결시켜주고 그들이 상품 때문에 돈 걱정하지 않도록 본사에서 충분히 지원을 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어떤 상품을 팔 것인가? 매일 매시간 땡처리나 저가상품이 인터넷을 도배하다시피하는데 그 사이를 뚫고 과연 어떤 상품을 걸지 궁금했다.
“음...지금은 발표하기가 곤란해요. 한 달 후에 공개할 생각입니다. 크게 보면 우리 상품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초특가, 특가, 저가 이렇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들 상품에 대해 항공권 가격,  호텔가격 등을 상세하게 공개하고 여행사에서 받게 되는 가격까지 알려드립니다. 거기에다 여행시 궁금한 모든 사항들을 미리 고객들에게 브리핑할 것입니다.”
 
조 대표의 멋진 말을 들으면서 한편 걱정이 앞섰다. 과연 고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그동안 땡처리와 저가상품에 익숙해진 수많은 여행자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 든 것이다.
 
“아뇨. 우리가 왜 맞춥니까?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오픈하면 서로에 대한 의심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KT트래블의 가격정책을 선호하는 여행자들이 점차 확산되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그런 고객들을 선택하는 것이죠.”
 
조근우 대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자신의 계획을 강조했다.
“기존의 여행문화로는 높아진 여행마인드를 갖고 있는 고객들을 상대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게 선진국형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왜 여행만 뒤로 가는지에 대해 여행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이젠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KT트래블은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여행문화를 상품이 아닌 사람중심으로 바꿔보고 싶습니다."
 
분명했다. 조 대표의 말에는 신념과 확신이 가득했고 설득력이 있었다. 게다가 젊은이의 열정으로 넘쳤다. 60년생인 조 대표의 얼굴에서는 성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아닌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바로 잡으려는 의지가 분명히 나타났다.  그리고 선진 여행문화를 도입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닌 뜻을 같이하는 많은 랜드사들이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대표는 "제가 하려는 사업은 단순히 기존 여행사들을 배제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죠.  나는 고객도 웃고 여행사도 웃는 확실한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요. KT트래블과 함께 한다면 지금까지 발생했던 클레임이 더이상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상품은 KT트래블의 얼굴이자 곧 나의 얼굴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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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BAR. CEO300 (3) (주)KT트래블 조근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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